초우로 시작하는 봄

참 이상합니다. ‘겨울에 쓰는 음악 이야기’가 ‘봄에 쓰는 음악 이야기’로 바뀌는 순간이 너무 갑자기 온 것 같습니다.

뉴잉글랜드에는 가을, 겨울, 여름은 있는데 봄이 없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아직도 눈이 쌓여있는 것을 보면서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진 것에 어안이 벙벙합니다.  마음 속으로는 아직 봄을 기다립니다.

그래도 해는 길어지고, 서머타임까지 시작되고, 봄은 어김없이 오려니…하며, 오늘은 초우(봄비) 음악을 준비했습니다.

패티김이 부른 ‘초우’입니다. 박춘석 작사, 작곡. 이 곡은 대중가요이지만 여느 가곡 못지 않은 가사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조가수인 패티김, 그리고 유럽에서 활동하는 재즈 가수 나윤선의 곡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패티김 ‘초우’

나윤선 ‘초우’

비가 오는 봄날을 생각해봅니다.

모든 것을 촉촉히 적셔서 차분하게 만들고, 생명이 움트는 뿌리까지 수분이 전해집니다.

넘쳐나도 곤란하겠지만, 흉진 상터에 새살이 돋아나게 하듯 세상을 깨우는 고마운 비님이겠죠.

다음 곡은 영화음악으로 골라봤습니다. 모두 엔리오 모리코네의 작곡으로 사랑을 기다리는 여심을 노래한 곡입니다.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그리고 ‘Love Affair’ 영화에 나오는 곡입니다.

‘Love Affair’ soundtrack

주인공 역할을 한 ‘아네트 베닝’의 목선만큼이나 우아한 곡입니다.

항상 음악만 들었는데 영상을 보니 영화를 다시 한 번 찾아보고픈 생각이 드네요…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위의 곡은 ‘Yo Yo Ma Plays Enrio Morricone’ 앨범에 수록된 곡이기도 합니다.

작곡가 엔리오 모리코네의 명곡들로 선곡되어 있고, 요요마의 훌륭한 연주, 편곡 등이 어우러져 소장가치가 있는 음반입니다.

초우로 시작하는 봄”에 대한 3개의 생각

  1. 오랜만에 음악감실이 봄빛으로 단장하고 문을 열었군요. 아이, 좋아라. 원래 패티김의 초우를 좋아했지만, 엘피 판으로 듣는 맛은 기대 이상이었어요. 엘피의 잡음이 따뜻한 봄비 소리처럼 들리고 그 위로 스미듯 울리는 패티 김의 목소리. 나윤선의 음악은 원곡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느낌… 모리꼬네의 음악 오랜만에 잘 들었어요. 중고등학교 시절 밤마다 라디오 앞에 앉아 녹음할 준비를 하고 영화음악을 듣곤 했었는데, 그 시절이 떠올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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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봄이 오는가 했더니 갑자기 눈이 오고, 거센 바람과 함께 추위가 기승을 부리네요. 겨울이 떠나기 싫어 마지막 심술을 부리나봅니다. 피곤한 하루 Ennio Morriconne의 음악이 오후의 피로를 잊게 해 주네요. The Mission은 어렸을 적 (유치원 때 즈음) 성당에서 단체 영화관람을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몇 번인가 더 봤던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색다른 감동을 주는 영화 같아요. Love Affair는 영화 전체가 꿈속의 한 장면 같은 느낌…Morriconne의 음악이 영화를 완성시켜준 대표적인 영화들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음악과 글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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