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너무 잘 어울리는 브람스 클라리넷 오중주로 시작하겠습니다. 현악 사중주 악기구성인 제 1 바이올린, 제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에 클라리넷이 더해집니다.
Brahms 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 115 1st Mov
브람스 (1833-1897) 음악이 가을과 잘 어울리는 이유가 뭘까요? 브람스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혼자 자연 속을 거닐면서 생각하고, 여행하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런 고독한 성격과 사색이 그의 음악을 만들었고, 사색의 계절인 가을에 음악을 듣는 우리에게도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주는 것 같습니다. 브람스 음악의 특징 중 하나가 대위법과 변주곡입니다. 바하의 음악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기법인데요, 했던 얘기를 또 하는데 다른 방법으로 계속하는 거지요. 현악 육중주 1번 2악장을 들으시면 잘 아실 수 있습니다. 비장한 주제가 첼로부터 시작하여, 악기마다 연주하고난 뒤에, 그에 의한 변주가 계속됩니다. 재즈의 즉흥연주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브람스가 요즘 시대에 태어났으면 재즈 연주의 대가가 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유튜브 영상의 사진은 브람스가 20살 때의 모습입니다. 그의 멜로디는 슈베르트처럼 멜로디가 유창하고 아름답지는 않지만, 특유의 매력이 있습니다. 절절하고 비장한 주제, 한 번 들어보시죠.
Brahms String Sextet No. 1 in B flat major, Op 18, II Andante ma moderato
브람스의 실내악곡 중에서 피아노 오중주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그는 한 곡을 작곡하기 시작하여 그 곡을 완성하는데 십 년이 넘게 걸리는 주도면밀한 완벽주의자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없앤 그의 실내악이 수십 곡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 소심한 그에게 클라라는 슈만대신 음악적인 조언을 끊임없이 해준 정신적인 후원자이기도 했죠. 항상 악보를 보내 조언을 구하곤 했으니까요. 원래는 현악 오중주로 만든 이 곡이 피아노 오중주가 된 데에는 클라라의 영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보통 클래식 음악의 전형적인 구성으로 보면 1,2,3,4악장이 기승전결 진행으로, 보통 1,4악장은 빠르고 2,3악장은 느리거나 3/4박으로 진행되는데, 브람스의 음악은 빠른 가운데에서도 갑자기 서정적인 멜로디가 나온다던지 하면서 예상할 수 없는 독창성이 있습니다. 저는 그 점이 브람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이 곡 또한 마음을 울리다 못해 적시는 또 하나의 실내악곡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Brahms Piano Quintet in f minor, Op 34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의 피아노와 보로딘 사중주의 연주입니다. 들려오는 LP의 잡음이 왠지 그리워지네요…
가을엔 브람스가 듣고 싶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군요. 역시 예술가의 작품에는 그의 삶이 묻어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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