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란 무엇인가? 3. 미국 시대별로 본 재즈의 변천

앞서 말한 재즈 음악의 특성과 기원에 이어서 재즈의 역사를 살펴보자. 재즈는 미국에서 탄생한 미국 음악이며 따라서 미국 역사, 엄밀히 말하면 미국 흑인들의 역사와 연관이 깊다.

1700년대부터 미국의 농장의 일꾼으로 아프리카에서 수입된 흑인들, 결국에는 1863년에 발표된 노예폐지론이 발표되지만 그들의 역사는 미국 근대사에 이르기까지 투쟁의 역사이다. 그들은 재즈 블루스 음악의 정신적 근간을 만들었으며 그들의 특유한 리듬감이 재즈 음악의 기본이 된다고 볼 수 있다.

– 1910년대 뉴올리언즈 재즈 (1900-1925)

1890년대 이후 피아노 솔로 형식인 랙타임부터 시작하여, 흑인들끼리 잼을 하거나 밴드를 만들어 연주하기 시작했다. 랙타임의 유명한 연주자는 젤리 롤 모튼, 스콧 조플린 등이 있으며, 이당시 대표적인 밴드는 ‘오리지널 딕시랜드 재즈 밴드’, ‘뉴올리언즈 리듬 킹즈’이다. 이들의 음악적 특성은 블루노트와 싱코페이션을 사용하여 기본 재즈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집단 즉흥 연주로 함께 임프로하는 식이었다.

세계 1차대전의 시작과 함께 재즈의 중심지는 시카고로 이동하게 된다. 항구도시인 뉴올리언즈가 군사기지가 되면서 모든 업소들은 문들 닫게 된 것이다.

영화 ‘뉴올리언즈’에서 스토리빌을 떠나는 장면, 루이 암스트롱과 빌리 홀리데이가 출연한 영화

“Farewell to Storyville” from film “New Orleans”

– 1920년 시카고 시대

흑인 연주자들이 뉴올리언즈 스토리빌에서 미시시피 강을 따라 올라간 곳이 세인트 루이스, 시카고다. 특히 시카고는 산업이 발달한 대도시여서 자연스럽게 클럽이 활성화되고 여기서 새롭게 재즈가 기반을 잡는다.

연주자는 뉴올리언즈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시카고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게되며, 빅스 바이더 백과 같은 백인 재즈 연주자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밴드 전체가 함께 즉흥연주를 하던 뉴올리언즈 스타일이, 솔로가 즉흥연주를 하고 밴드는 반주를 담당하는 식으로 바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스타뮤지션이 탄생하게 된다. 루이 암스트롱이 그 대표적인 예다.

– 1930년대 스윙 재즈 (빅밴드 스타일)

20년대 후반부터 레코드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방송국이 있는 뉴욕으로 재즈의 중심지가 옮겨가기 시작한다. 이때는 미국이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있는 시기어서 스윙재즈가 무도회장의 춤곡으로 사용되면서 재즈의 대중화가 일어난다.

이 시대의 재즈음악의 특성은 스윙 음악과, 12~25명 정도의 관악기가 함께하는 빅밴드 스타일이 유행한다. 백인 클라리넷 주자, ‘베니 굿맨’이 이끈 빅밴드의 히트곡, “Sing, Sing, Sing”

“Sing, Sing, Sing” 베니 굿맨

듀크 엘링턴 Cotton Tail

– 1940년대 비밥 재즈

미국은 30년대 경제 공황과 2차대전을 겪으면서, 실패와 경제 성장을 또다시 이룩하고, 그 가운데 재즈 음악은 대중의 춤곡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다른 시도를 한다. 빠른 비트, 즉흥연주에 중점을 둔 40년대 뉴욕 클럽에서 밤새 연주되던 비밥 재즈의 대표주자는 앨토 색소폰의 챨리 파커 (Charlie Parker), 트럼펫의 디지 길레스피 (Dizzy Gillespie) 등이다. 템포가 빠르면서 즉흥 연주를 해야하니 연주하기가 어려운 음악이지만, 이해하기도 어려워서 비밥을 흔히 청중을 위한 음악이라기 보다는 연주자를 위한 음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후대의 재즈 연주자들에게 미친 영향은 막대하다.

챨리 파커와 디지 길레스피

이 음반은 비밥 시대의 재즈의 대가들이 함께 연주한 역사적 실황앨범으로, 예술적으로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터론토에 있는 매시홀에서 앨토 색소폰의 챨리 파커, 트럼펫의 디지 길레스피, 드럼의 막스 로치, 베이스의 챨스 밍거스, 피아노의 버드 파웰이 함께 연주했다. 이들 모두 당대나 후대의 재즈 연주자들로부터 추앙을 받는 거물급 연주자들이다. 이중에서도 ‘Salt Peanut’, ‘All the Things You are’, 그리고 A Night in Tunisia 가 유명하다.

– 1950년대 쿨 재즈

챨리파커와 같은 음악인들이 스승이고, 클럽이 학교인 것처럼 여기고 줄리아드를 중퇴하고 열심히 재즈를 연마한 젊은 트럼펫티스트인 마일즈 데이비스가 그룹을 조직하여  자기만의 색을 지닌 재즈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당시 마일즈 데이비스는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와 함께 코드위주로 즉흥연주하던 형식을 벗어나, 모달(Modal)재즈를 도입하여 다른 식의 임프로를 시도하였다. 이것은 곡 전체 안에 통틀어서 한, 두개의 코드 밖에 있지 않으므로, 연주자에게 더 광활한 공간과 자유를 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더 심도있는 즉흥연주를 할 수 있고, 자연히 템포도 더 느린 정적인 음악이기 쉬웠다. 이는 1945년 2차대전 이후 허무주의적인 사회적 분위기와 맞아떨어졌고, 이것을 쿨 재즈의 탄생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음반은 “Kind of Blue”. 이 앨범은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다.

앨범에 대한 소개 동영상

– 1960년대 이후 프리 재즈, 락 재즈

그 이후에도 재즈는 프리 재즈, 락 재즈, 퓨전 재즈 등 다양한 쟝르로 변화하지만 큰 흐름으로 변화하지는 않았다. 단지 시대적으로 더 세련되게 변화하거나 클래식과 재즈의 결합, 또는 민속적인 음악과 결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앞으로도 재즈는 그 특성상 원형에 변형을 시도하면서 계속 될 것이다.

재즈란 무엇인가? 3. 미국 시대별로 본 재즈의 변천”에 대한 1개의 생각

  1. 토요일에 다 듣고 댓글 남기려고 하는데, 댓글이 안 남겨지더라고요. 간결 명료한 글과 함께 음악을 들으니 재즈음악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에요. “Farewell to Storyville” 영화 한 장면이 참 가슴 저리게 하는군요. 터전을 떠나야만 하는 그들의 아픔이 담담한 음악과 함께 잘 전달된 것 같아요. 그나저나 빌리 홀리데이가 저렇게 예뻤을 줄이야. 앨범 재킷 사진에 담긴 사진 그 이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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