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녹음이 어우러진 가운데 햇살이 눈부십니다. 꽃들도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고, 다시 살아난 자연의 광경은 어디를 가나 생명력으로 가득찹니다.
본격적인 여름을 시작하기 전 축제를 알리는 교향곡을 소개드립니다. 베토벤 교향곡은 3번 ‘영웅’, 5번 ‘운명’, 6번 ‘전원’, 그리고 9번 ‘합창’ 교향곡과 같이 제목이 있는 교향곡들이 유명하지만, 그의 9개의 교향곡 중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작품이 7번 교향곡입니다.
베토벤이 이 교향곡을 완성한 것은 1812년, 그의 건강과 청력이 안 좋아져서 보헤미아에 있는 지방에서 건강을 회복하면서 썼다고 합니다. 베토벤 스스로 이 곡을 ‘리듬의 대향연’이라고 이름 붙였듯이 전 악장들에 걸쳐서 역동적인 움직임이 넘치는 곡이면서, 하나도 빼놓을 것이 없을 정도로 흡인력이 강한 작품입니다.
베토벤 교향곡 7번과 함께 꼭 소개드려야할 지휘자가 카를로스 클라이버입니다. 역시 지휘자인 에리히 클라이버의 아들로서 베토벤 해석에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의 능력에 비해 극히 소수의 음반을 남겼고 레파토리도 다양하지 않은, 지독히 완벽주의적인 성격에 은둔하는 성격을 지닌 지휘자였다고 합니다. 먼저 감상을 해보시죠.
Beethoven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1악장 Poco Sostenuto-Vivace
거대한 자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점층적인 상승의 멜로디가 계속되다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서 만물이 춤추는 것 같은 활발한 리듬의 연주가 펼쳐진다.
2악장 (12:16) Allegretto
가장 유명한 악장. 딴- 딴단 리듬으로 변주를 계속하는데 ‘장송 행진곡’과 같고, 생각하는 듯한 슬픔에 잠긴 듯한 우수어린 (베토벤은 이리도 단순한 리듬에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표현해냈을까?!) 감정, 그야말로 가슴떨리는 감정을 지휘자의 떨리는 손끝으로도 잘 느낄 수가 있다. 클라이버의 지휘는 다소 빠르게 느껴지는 감이 있는데, 무심한 듯 하지만 그 가운데에 더 깊은 슬픔을 표현해내는 그의 능력도 놀랍다. 피아니시시모(ppp)에서 포로티시모(ff) 로 확대해나가는 전체적인 느낌이나, 절제의 미학도 느껴져서 훌륭하다.
재밌는 이야기를 할 때 화자가 미리 웃어버리거나, 연기나 노래를 하는 사람이 감정에 너무 흐느적거리면 청중이 들어갈 여백이 없다. 조금씩 절제를 해주면서 듣는 사람을 배려해줄 때 그 감정과 이야기에 빠질 수 있는데 예술에서 감정의 ‘절제의 미학’은 중요하다.
3악장 (20:20) Presto / 4악장 (28:08) Allegro Con Brio
잠시 휴식을 취하셨으면 다시 춤을 출까요? 바쁜 일상처럼 대지는 다시 춤을 추기 시작한다. 힘있고, 빠르게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요란하게… 베토벤은 우리의 귀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음악은 어떤 지혜나 철학보다도 높은 계시를 준다.’ 지혜서나 철학서를 읽다보면 우리가 이해하는 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음악보다 이해하기 쉬워야 하는데 사실 음악처럼 직접적으로 느낌과 논리를 전달하는 장르도 없다. 작곡가는 어떤 의미에서는 음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가이지만, 베토벤의 경지에서는 예언자와도 같다. 자연에 대한 통찰, 그의 청력을 잃는 고난을 이겨나가는 투쟁의 과정에서 그는 신으로부터 음을 듣고 써내려간 듯 싶다. 모짜르트나 바하와 같은 천재는 신을 노래했다면 베토벤의 음악은 단순한 주제를 끝까지 확대시켜나가는 그의 노력이 인간적인 굴레를 이겨내고 하늘로 치닫고자하는 염원을 담은 듯하여 눈물겹다.
이어 쉬지 않고 이어지는 4악장은 그야말로 피날레답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리듬의 향연이다. 신나게 춤추는 지휘자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조물주께서 우리 피조물을 다 만들고 흡족하게 보셨을 그런 웃음이란 생각이 들었다. 메트 오케스트라 멤버가 쓴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지휘 스타일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는데 , 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지휘할 때 단원들을 믿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한다. 4악장에서 유심히 보면 어느 대목에서 지휘를 하지 않고 있는 순간이 있다. 이미 굴러가고 있는 수레에 뭐하러 힘든 몸짓을 더하냐는 듯한.. ㅎㅎ 여기서 진정한 리더의 덕목을 볼 수 있다. 믿어주고 있다고 느끼면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다. 그의 지휘를 보면 모든 음표를 다 지적하고 지휘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프레이징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전체만 그린다면 이런 음악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엄청난 디테일의 상반된 조화에서 멋진 큰 그림이 나온다.
비교감상을 위해 지휘자 번스타인의 연주로 2악장을 감상해보세요. 여러분은 어떤 연주가 더 좋으세요? 베토벤 지휘의 대가로는 푸르트뱅글러 (Furtwangler)나 칼뵘 (Carl Bohm)도 유명합니다.
베토벤 7번이 이렇게 멋진 작품인 줄 미처 몰랐어요. 클라이버의 매력도 잘 몰랐고요. 언니의 멋진 글 덕분인 것 같아요. 오랫동안 소식 없어 궁금했는데 반가웠어요. 오늘도 감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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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근데 게시날짜가 2015년으로 되어 있어요. 댓글작성날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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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모르겠네. 알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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